교육의 발견

영원의 세계를 향한 진실한 기록 ‘열화당 영혼도서관’
영혼도서관(靈魂圖書館)은 파주출판도시 이단계에 자리할 특별한 곳으로, 평생 동안 자서전 쓰기를 독려하여 한 개인의 지나온 삶을 성찰하고, 이를 출판하여 영구히 보존함으로써 한 인간의 생을 아름답게 마감할 수 있게끔 이끄는 영적인 공간이다. ‘열화당 영혼도서관’은 앞으로 영혼도서관이 개관하여 본격적인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이 진행될 경우 그 출판을 담당하게 될 새로운 시리즈로, 현재는 자서전이나 회고록 출판의 다양한 실험과 모색을 시도하는 준비기에 있다. 2010년 6월, 시리즈의 첫번째 권으로 고려신학대학 총장을 지내고 한국 초기 기독교 역사의 격변기를 체험한 민영완(閔泳完, 1918–2009) 목사의 진실한 기록을 담은 『민영완 회고록』을 출간했으며, 2011년 10월에는 두번째 책인 『김익권 장군 자서전』(전3권)을 선보인 바 있다. 시리즈의 세번째 책인 『교육의 발견』은 저자인 권재중 선생이 46년간 교직생활을 한 교육자로서 그간의 교육 현장과 생활 전선에서 겪은 경험을 뒤돌아보고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우여곡절의 과정을 짧은 글 형식의 단상(斷想)으로 모아 엮은 자전적 수상록(隨想錄)이다.
생활의 발견
이 책의 내용은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일상적인 경험과 대화, 그리고 감상(感想) 등을 그냥 버리지 않고, 마치 헝겊 조각을 모아 조각보를 만들어 내듯, 바닷가에 버려진 조개껍질이며 고동을 주워 목걸이나 팔찌를 만들 듯, 삶의 흔적과 편린(片鱗) 하나하나를 소재로 삼아 교육적 시각에서 해석하여, 거기에 저자의 ‘교육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담은 100여 편의 글로 채워져 있다.
권재중은 대전사범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후 1953년 초등학교 교사로 출발하여 1999년 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하기까지의 교육활동으로, 제자와 동료 교육자에게 존경 받는 교육자다. “교사는 능소능대해야 한다”는 말로 교직관을 피력하고 있는데, 현명한 사람은 나무도 보고 숲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작게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 발달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크게는 교육목적에서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시야를 넓혀 학생을 교육하는 것이 스승으로서의 정도(正道)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의 발행인 이기웅은 발행인의 서문에서 “나는 이 원고를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그 내용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을 ‘교육의 발견’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이십대 무렵부터 애독했던 린위탕(林語堂)의 유명한 수상집 『생활의 발견(The Importance of Living)』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국의 작가이자 문명비평가인 린위탕의 이 책은 동서양의 문화를 비교하면서, 일상의 삶에서 우러나는 지혜와 사유를 특유의 필체로 서술해 독자를 감동시킨다. 권재중 선생의 글 역시 지금까지 견뎌 온 삶의 역경과 교육의 현장에서 자연스레 깨닫게 된, 잔잔하지만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세련된 문장은 아니지만, 교육자 특유의 설명조로 차분하게 서술되어 있는 내용은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권재중 선생의 이 저서는 그 내용뿐 아니라 개인 가정사를 비롯하여 지난 근현대사의 일면을 가감 없이 정확히 소개한 그 기록성에서도 매우 훌륭한 자서전적 저술이기 때문에 영혼도서관의 장서로서 전혀 손색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이 책을 펴낸 의의를 밝히고 있다.
교육의 발견
‘교육적 시각’은 저자의 학교경영철학의 하나이다. 이는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제자에 대한 사랑이 샘솟아 학생의 감동을 자아낼 수 있는 원천이기 때문에 모든 교육활동의 알파요 오메가라 하겠다. 학교의 청소활동을 교육적 시각으로 보면 청결, 위생, 정리, 정돈의 생활습관 형성이라는 교육목표의식이 분명해지므로 구체적인 청소요령지도와 사제동행하는 교육활동이 전개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청소지도가 노역(勞役)의 감독이나 징벌의 수단으로 오해되어 마침내 불평과 갈등의 요인이 될 것이다.
나날이 가열되고 있는 사교육의 도가니 속에서 시달리는 학생들을 방치하지 않고 전 교직원이 일체가 되어 협력한 이야기 역시 감동적이고 고무적이다. 학교수업을 통해 학습중점을 제시하고 이를 배우고 익히는 학습 과정에 반복연습의 원리를 적용, 학습능률을 높이고 진학실적을 크게 올린 저자의 생생한 학교경영 체험은 분명히 하나의 성공사례이다. 학교교육 본연의 모습을 의연히 지켜 나가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간절한 욕구를 충족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방황하고 있는 학교행정을 정립하는 준거가 될 수 있다.
저자는 “학부모가 학교에만 의존하지 말고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데서 가정교육의 실질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곧 자녀의 모범이 된다”고, 어쩌면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진실을 다시금 이야기하고 있다.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과 교육적 열정이 가정교육의 바탕이 될 때 학교교육 또한 효율을 증진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칫 교육에 대한 책임전가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겠으나, 교육의 주체를 형식상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으로 나누지만 사실상 교육을 받아들이는 학습의 주체는 학생 개개인이다. 교육과 학습의 첫걸음은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교육주체가 각각 그 소임을 다하며 상호협력 체제를 굳건히 할 때 위기에 처한 청소년교육, 특히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실마리가 풀리게 되지 않을까.
이 밖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진솔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인생 문제, 곧 습관과 자세의 교정, 진로의 결정, 결혼을 위한 배우자의 선택, 가풍의 진작, 효도와 우애의 실천, 신앙생활 등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각자의 고달픈 인생살이에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