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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권광중
ㆍ작성일 2022-07-15 (금) 21:48
ㆍ추천: 0  ㆍ조회: 77       
ㆍIP: 116.xxx.185
조상호, '최종현 숲'을 다녀와 든 생각
[기고] '최종현 숲'을 다녀와 든 생각

 

얼마 전 고() 최종현 SK 회장이 조성한 숲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50년 전에는 더욱 오지였을 충주호 주변의 인등산 중턱에 감추어진 듯 조그만 'SK임업' 표지판이 수줍게 반긴다. 지나다니는 길손들은 이곳이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소재 등 사업에서 연매출 170조원을 넘는 세계적 대기업 SK의 임업회사라고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1970년대 초반은 오일쇼크로 세계 경제가 어수선했고, 회사는 석유사업 신규 진출로 강행군을 펼칠 때다. 그 와중에 창업자는 인등산에서 묘목을 심었으니 누가 보면 한가하다 했을 것이다. 그는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는 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는 신념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한국을 이끌 젊은 엘리트를 키우고 다른 한편에선 나무를 심었다. 이곳 인등산 360만평에 100만그루 가까운 자작나무와 가래나무가 이제 거대한 생명의 숲으로 장엄하게 다가온다. 자연의 시간을 읽어낸 거인의 발자취에 압도될 수밖에 없다. 이곳이 지금 SK 인재의 숲이자 ESG 경영의 탄소제로(zero) 심장으로 힘차게 박동 칠 것을 그때 예비하셨는지 전율을 느낀다.

 

나무 심는 일은 끈질기게 인내해야 하는 스스로 선택한 외로움 자체다. 나무는 폭풍우에 뿌리가 흔들릴 때마다 미지의 땅속에 더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 인고의 계절을 늠름하게 견뎌낸다. 이 초월과 해탈과 절대고독의 긴 여정을 가야 한다. 창업자의 그 나무 심는 마음의 DNA가 오랜 시간 숙성돼 오늘날 SK라는 거대한 숲을 이룩했지 싶다.

 

최종현 회장은 '수도권에 땅을 확보하면 나중에 조림지에도 보태고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주변의 권유를 '내가 땅 장수인 줄 아느냐'고 냉정하게 내쳤다고 한다. 수도권에 토지를 확보해 나무를 심고 가꾸다 이삼십 년이 지나 개발되면 부동산 가치는 엄청나겠지만 여태까지 가꾼 나무들이 그 자리를 잃을 것을 걱정해서였다.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통속한 비즈니스의 울타리를 훨씬 뛰어넘는 더 큰 가치를 나무 사랑에서 찾은 선각자의 결단이었다. 해서 부동산 수익이 보장되는 수도권을 버리고 멀리 오지 산골을 뒤졌다. ()와 도의 가파른 경계 지점인 충주 인등산, 천안 광덕산, 영동 시항산, 오산 등의 1200만여 평 임야가 그것이다. 이곳에 자작나무, 가래나무, 호두나무, 흑호두나무, 루브라참나무 등 80여 종 330만그루가 거대한 숲을 이룬다.

 

나는 20여 년 전 파주 적성에 자작나무,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묘목 1000주를 심었다. 도로가 신설되고 땅값이 오르면서 10년 잘 키운 나무들을 옮겨야 했다. 최종현 회장의 형안(炯眼)을 일찍 알았더라면 두 번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무들이 땅의 주인으로 영생할 녹색 공간을 마련한 것이 경기도 산골 포천의 20만평 나남수목원이다.

 

오랜 세월 열정을 바쳐 가꾼 훌륭한 숲을 우리에게 선물한 분들이 있다. 백제약품 창업자 김기운 회장의 전남 강진 초당림(草堂林) 300만평에는 300만그루 가까운 삼나무, 편백나무, 백합나무가 비밀의 정원을 이룬다. 임종국 선생이 가꾼 장성 축령산 78만평의 편백나무 숲은 피톤치드의 세례를 받는 성지가 되었다. 선각자의 꿈은 하늘같이 높기만 하다

[조상호, 나남출판,·나남수목원 회장]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2/07/623298/






이름아이콘 권종욱
2022-07-27 13:12
종중 소유 임야에 ""나무를 심어 가꾸는 자.""는 고문님의 의견이 조속히 실행되어, 한해 한해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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